21세기 글로벌 경제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장 중요한 현상 중 하나는
바로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입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 무역 분쟁은
2024년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기술, 투자 및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으며
반도체 산업은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단순한 무역 갈등으로 시작된 양국의 대립은
이제 첨단 기술을 둘러싼 전면적인 패권 경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패권 경쟁은 단순히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첨단기술 분야의 키 플레이어이자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대상국으로서 미중 패권경쟁의 장기화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 통신기술 등 핵심 첨단기술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경쟁은 전 세계 기술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향후 전략 수립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격돌, 인공지능 기술 경쟁의 현실,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은 현시점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이들을 중심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현재 위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의 치열한 현실
반도체는 현대 디지털 경제의 쌀로 불릴 만큼 모든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반도체 산업은 가장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과 제조 장비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고 있으며,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 현황을 살펴보면 그 격차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아이씨 인싸이트는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설정하였으나
2020년 기준 15.9%에 불과하며, 2
025년에도 19.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이 아무리 막대한 투자를 하더라도
단기간에 반도체 기술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첨단 반도체 칩의 대중 수출 금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출 통제,
미국 기술을 사용한 제3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등 다각도의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와 같은 최첨단 분야에서는 더욱 엄격한 통제를 실시하고 있어,
중국의 AI 기술 발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규제에 대응하여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고,
국산 반도체 장비 개발에 집중 투자하며,
해외 인재 영입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록
단기간에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만의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 영역에서의 새로운 경쟁 구도
인공지능 분야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또 다른 핵심 전선입니다.
AI 주도권을 놓고 두 경제 대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기술과 R&D를 토대로 민간 주도로 AI 산업을 선도한다.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로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며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2025년 현재 AI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챗지피티가 2025년 5월 기준으로 55억 방문을 기록하며,
AI 도구 사용량에서 경쟁 모델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LLaMA 등
미국 기업들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들이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중국의 딥시크 같은 AI 모델의 등장은
"미중 AI 경쟁에서 스푸트니크 쇼크와 같은 사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바이두의 어니봇,
알리바바의 통의천문 등 자체 AI 모델을 적극 개발하고 있으며,
오히려 AI 모델을 무료로 공개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대응에 나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AI 발전 전략이 미국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주로 민간 기업 중심의 혁신에 의존하는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데이터 활용 우위를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조업, 교통, 의료 등 실제 산업 분야에서의 AI 응용에서는
중국이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향후 AI 패권 경쟁의 향방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적 디커플링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단순히 기술 우위 경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근본적 재편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경제와 기술, 인권문제 등 전방위적 패권경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로 시작된 양국의 무역갈등은
산업기술 패권경쟁으로 심화되면서 이제는 경제 블록의 재편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의 대중국 규제와 중국의 규제우회 전략이 충돌하고
양국 모두 상호 취약성을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 노력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처럼,
양국 모두 상대방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동조화(디커플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프렌드쇼어링'과 '니어쇼어링' 정책을 통해
중국 의존적인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법(칩스액트)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중국 없이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배제한 경제 협력체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한 독자적 경제권 구축,
국내 대순환 정책으로 내수 시장 확대,
그리고 핵심 기술의 자립화를 통해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항공우주, 신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집중 투자를 통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은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채택하여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균형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도 가속화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기술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공지능 영역에서는 미국이 현재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중국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과 대규모 투자로 인해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패권을 놓고 가장 선두에 서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두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그 영향력에 따른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질 것은 예정된 미래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경쟁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는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기업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균형잡힌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이는 글로벌 기술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기술 표준의 분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각국은 자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함께
유연한 외교 전략을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질서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종 승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려우나,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술 생태계와 국제 질서는
향후 수십 년간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