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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니켈 등 자원전쟁 본격화

by 빌리 인사이트 2025. 8. 12.

21세기 들어 자원의 개념은 단순한 천연자원에서 ‘전략적 무기’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석유가 산업혁명의 동력으로,

그리고 20세기 후반 국제 정치·경제 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제는 전기차·재생에너지·첨단 전자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리튬과 니켈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 속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휴대용 전자기기,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니켈은 배터리 용량을 높이고 장수명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금속이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서,

이들 금속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핵심 자원의 매장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리튬은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가 속한 ‘리튬 트라이앵글’과 호주에서 대부분 생산되며,

니켈은 인도네시아·필리핀·러시아에 대규모 매장지가 있다.

이런 지리적 편중은 공급 불안정 가능성을 높이고,

국제 정치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최근 국제 자원 가격이 급등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결국, 리튬과 니켈을 둘러싼 ‘자원전쟁’은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외교 전략이 맞물린 다층적인 문제로, 단기적인 수급 대응을 넘어 장기적 비전과 전략이 요구된다.

리튬·니켈 등 자원전쟁 본격화
리튬·니켈 등 자원전쟁 본격화

 

리튬과 니켈의 전략적 가치와 수요 증가

리튬과 니켈은 21세기 에너지 전환 시대를 상징하는 핵심 광물로,

전기차·재생에너지·첨단 전자기기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특히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차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두 금속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리튬은 원자번호 3번의 알칼리 금속으로,

매우 가볍고 전기화학적 반응성이 뛰어나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모두에 활용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를 길게 할 수 있고,

스마트폰·노트북·드론 등 소형 전자기기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리튬 수요가

2020년 대비 약 4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두 금속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는 공급 구조의 취약성에 있다.

리튬은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의 ‘리튬 트라이앵글’과

중국 일부 지역에서 집중 생산되며, 니켈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등에

매장지가 몰려 있다.

이런 지리적 편중은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격이 크게 출렁이게 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가 2020년 니켈 원광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국제 니켈 가격이 급등했고 배터리 제조 원가도 동반 상승했다.


결국 리튬과 니켈은 단순한 산업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이 두 금속의 확보 여부는

전기차·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패권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국가와 기업의 자원 확보 전략

리튬·니켈을 둘러싼 자원전쟁에서 각국은 단순한 원자재 구매를 넘어,

채굴·정제·가공·재활용까지 포괄하는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 석유 패권이 국제 정치와 경제를 움직였다면,

이제는 배터리 원자재가 미래 산업과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 된 것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2010년대 초부터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광산 지분을 확보하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칠레·볼리비아·아르헨티나의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에서는

채굴권과 함께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패키지형 협력 모델을 도입했고,

아프리카 잠비아·콩고민주공화국 등지에서는 니켈과 코발트 광산을 운영 중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정제된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캐나다·호주·한국 등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미국 내에서는 폐광 재개발, 신규 광산 허가 간소화, 재활용 산업 지원 확대 등

자원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배터리 원자재를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 자원’으로 지정하고, 정부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2030년까지 역내 채굴 비중을 10%, 정제·가공 비중을 40%,

재활용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환경 친화적 방식으로 생산된 자원만을 장기적으로 인정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남미 국가와의 친환경 인증 채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자원 부국의 인프라 개발에 금융·기술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3대 배터리 생산국으로서,

안정적 원자재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니켈 제련 공장을 합작 형태로 설립해

현지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호주·아르헨티나 등과 고순도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미국·유럽 현지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대하며

현지 조달 규정을 충족시키는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결국, 각국과 기업의 전략은

①자원 보유국과의 외교·경제 협력 강화,

②채굴권 및 가공시설 지분 투자,

③현지화와 재활용 확대로 요약된다.

이 과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경 규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자원전쟁이 촉발하는 리스크와 기회

자원전쟁의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공급망 차질이다.

특정 국가의 정치 불안, 국제 분쟁, 환경 규제 강화 등이

자원 공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이 하루 만에 250% 이상 폭등한 사례는 대표적이다.


둘째, 가격 변동성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제한되면,

투기 자본이 유입돼 가격 변동이 심화된다.

이는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셋째, 환경·사회적 갈등이다.

광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토지 수용 문제, 노동 착취 등이

국제적인 비난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프로젝트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링 산업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일본·한국·유럽 기업들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나트륨·마그네슘 기반 배터리와 같은 대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일부 자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자원전쟁은 ‘자원 확보’와 ‘기술 혁신’이 맞물린 게임이다.

단순히 광산 지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으며,

채굴에서 가공,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하고,

환경·사회적 책임까지 충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리튬·니켈을 둘러싼 자원전쟁은 단순한 원자재 확보 경쟁이 아니라,

미래 산업 주도권과 국가 안보를 결정짓는 전략적 경쟁이다.

공급망 불안정과 가격 급등, 환경 문제 등 복합적인 리스크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은 자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외교·경제·기술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 확보만이 해답은 아니다. 재활용 확대, 대체소재 개발,

에너지 효율 향상 등 지속가능한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원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원전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이를 기회로 전환하는 주체만이 미래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결국, 향후 10~20년간 리튬과 니켈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은 심화될 것이며,

누가 먼저 안정적인 공급망과 혁신 기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산업 지형이 재편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이슈가 아니라,

국제 질서와 권력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로 남을 것이다.